어떤 곳은 풍경뿐만 아니라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힘으로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이번에는 일본 시가현을 찾아 유람선을 타고 비와호의 치쿠부시마로 향했습니다. 배가 천천히 선착장을 떠나자 눈앞에 드넓은 호수가 점차 펼쳐졌고, 산과 호수에 둘러싸인 작은 섬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띤 채 시야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치쿠부시마는 ‘신들의 섬’이라는 아름다운 별칭을 지닌 곳으로, 예로부터 일본의 중요한 신앙 성지였습니다. 섬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호곤지와 쓰쿠부스마 신사가 있으며, 사찰과 신사가 공존하는 모습은 일본 종교 문화가 융합되어 온 역사도 보여줍니다. 섬의 호곤지는 일본 3대 벤자이텐 신앙의 중요한 성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섬을 거닐며 돌계단을 따라 오래된 사찰과 신사로 들어가니 사방이 울창한 녹음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공기 속에는 고요함과 장엄함이 더해진 듯했습니다. 특히 정교하고 화려한 국보 건축물 앞에서는 저절로 발걸음을 늦추고 역사가 남긴 흔적을 찬찬히 감상하게 됩니다.
쓰쿠부스마 신사에 왔다면 유명한 ‘토기 던지기’ 소원 체험을 놓칠 수 없습니다. 소원을 적은 작은 토기 접시를 멀리 있는 도리이를 향해 던지는데, 무사히 도리이를 통과하면 소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결과보다는 마음속 바람을 호수의 바람과 신에게 맡기는 일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여행 중에는 늘 다음 관광지를 찾아가고 사진을 한 장이라도 더 찍느라 바쁘지만, 치쿠부시마에서는 오히려 조용히 걷고 둘러보며 호수와 함께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히는 것이 더 잘 어울립니다.
어쩌면 여행이란 얼마나 많은 곳을 다녀왔는지가 아니라, 무심코 찾아온 어느 순간에 나만의 평온을 발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