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멀리 숨은 듯한 ‘산젠인’은 번잡한 교토 도심을 벗어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성지입니다. 경내에 들어서자 높이 솟은 삼나무와 온통 이끼로 뒤덮인 것으로 유명한 풍경이 바로 눈앞에 펼쳐집니다. 푸른 이끼밭에는 천진난만한 표정의 ‘작은 지장보살 석상’ 몇 기가 옆으로 누워 미소 짓고 있어 무척 마음이 치유됩니다.
3월 초봄의 교토 산림에는 아직 서늘한 기운이 남아 있습니다. 이때 최고의 즐거움은 객전에서 차 한 상을 주문하는 것입니다. 붉은 모직물이 깔린 다다미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따뜻하고 쌉싸름한 말차를 화과자와 함께 들며, 그림 같은 차경 산수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듯합니다.
참배를 마친 뒤 산길을 따라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는데 길가 가게에서 구수한 간장 냄새가 솔솔 풍겨 왔습니다. 참지 못하고 일본인 할머니에게서 갓 구워 뜨끈하고 겉은 바삭하며 속은 부드러운 일본식 구운 당고 한 꼬치를 샀습니다. 한입 베어 무니 달고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손과 배가 순식간에 따뜻해졌고, 이 고요한 마음 수련 여행을 따뜻하게 마무리해 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