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가미가모 신사에서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가미가모 수공예 시장’에 맞춰 방문했다. 꼭 말하고 싶은 건 일본의 수공예 시장은 정말 살 만한 게 많다는 것. 판매자는 현지 일본인뿐 아니라 외국인 창작자도 참가하고, 패브릭 제품과 가죽 제품, 도자기, 목공예품부터 생활 잡화까지 다양하다. 게다가 보기만 좋은 게 아니라 실용성도 높은 작품이 많고, 일부 부스에서는 재료나 반제품을 정리 판매하기도 해서 가격도 아주 착하다.
그래서 원래는 딱히 물건을 살 생각이 없었는데도 결국 계속 사게 됐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소가죽 손잡이가 달린 주황색 캔버스 가방으로, 지금까지도 쓰고 있을 만큼 정말 튼튼하다. 시장에는 음식 부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소규모 베이커리나 커피, 수제 간식 위주이고 제대로 된 식사가 중심은 아니다. 오래 둘러볼 생각이라면 배불리 먹고 오는 걸 추천한다. 현재 시장은 매월 넷째 주 일요일 9:00〜15:00에 정기적으로 열리니 방문하고 싶다면 미리 날짜를 확인하면 된다.
여름에 오면 내가 아주 좋아하는 점이 하나 더 있다. 시장이 열리는 경내에 시냇물이 흐르는데, 시장을 둘러보다 더워지면 물가를 산책할 수 있다. 많은 아이가 물속에서 놀기도 한다. 여름에 방문할 생각이라면 시냇물에서 편하게 놀 수 있도록 수건이나 슬리퍼를 하나 더 챙기는 걸 추천한다. 이런 분위기는 대만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사 자체로 돌아가면, 가미가모 신사는 시모가모 신사와 함께 가모 마쓰리, 즉 아오이 마쓰리의 중요한 신사다. 두 곳 모두 눈에 띄는 주홍색 누문이 있지만 내게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시모가모 신사의 누문은 좀 더 웅장하고, 가미가모 신사는 조금 더 정교하고 우아하다. 주변의 넓은 잔디밭과 시냇물, 비교적 탁 트인 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이미 벚꽃이 거의 끝날 무렵이라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경내의 큰 수양벚나무에 아직 벚꽃이 남아 있어서 무척 운이 좋았다. 게다가 당시에는 이미 5월이 가까워 ‘가모 경마’를 앞둔 시기였고, 현장에서 기수와 말이 활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가미가모 신사의 가모 경마는 매년 5월 5일에 열리는 900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 경마 신사 의식이다. 준비 중인 말만 봐도 이미 멋졌지만, 이번에는 정식 행사를 볼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경내에는 ‘신메샤’도 있는데, 이번에는 운 좋게 백마도 볼 수 있었다. 가미가모 신사는 원래부터 말에 대한 신앙 및 신사 의식과 관계가 깊어서 신마부터 가모 경마까지, 다른 교토 신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특색을 더해 준다. 수여품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토끼 모양 오미쿠지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조그마한 모습이 정말 귀엽고, 이곳을 대표하는 수여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나는 가미가모 신사가 정말 좋았다. 마침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수공예 시장과 일정이 맞는다면 반나절 정도 잡고 천천히 둘러보길 강력 추천한다. 신사 경내를 제대로 참배할 시간도 한 시간 정도 남겨 두면 기본적으로 하루가 거의 다 간다. 운이 조금 더 좋다면 신전 결혼식을 만날 수도 있다. 나도 이곳에서 시로무쿠를 입은 신부를 봤는데 신사의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