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의 ‘트라피스틴 수도원’에 들어가 짧은 오르막길을 오르자, 숲 가장자리에 숨어 있는 루르드 성모 동굴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바위 동굴 위에는 새하얀 성모상이 서 있고, 아래에는 두 손을 모은 채 경건한 눈빛을 한 베르나르가 있었으며, 주변은 거친 돌과 푸른 녹음으로 둘러싸여 있었어요. 그 순간 분위기가 정말 묘했어요. 주변이 너무 고요해 산들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까지 또렷하게 들렸고, 오는 길 내내 어수선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차분해지면서 깊이 치유받는 듯한 평온함이 느껴졌어요.
이 수도원은 프랑스 수녀들이 세운 곳으로, 안에 있는 붉은 벽돌 고딕 양식 건물과 유럽식 정원이 풍경 엽서처럼 아름다워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정말 멋지게 나왔어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모처럼의 고요함을 느끼는 것 외에도 입구 매점에서 파는 우유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절대 놓치면 안 돼요! 우유 향이 정말 진하고 식감도 아주 부드러워서 하나를 다 먹고도 또 하나 먹고 싶었어요. 옆에 있는 수녀들의 수제 우유 쿠키도 기념품으로 두 상자쯤 사 가기 좋아요. 엄숙하고 아름다운 수도원을 산책한 뒤 아주 진한 소프트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하는, 살짝 낭만적이면서도 만족스러운 코스라 하코다테에 온다면 꼭 일정에 넣어 보시길 진심으로 추천해요!




